쓴 사람 : @IZRAK_Stella
최종 수정일 : 2020. 02. 07
당신의 소중한 사람은, 이제 이 세상에 없습니다.
생각하지도 못하던 사고를 당한 당신의 소중한 이는, 허무하게 당신의 곁을 떠나갔습니다.
당신은 학교와 주변 사람들 앞에서 무덤덤한 척을 하고 있지만 그 충격은 여전히 받아들이기 어렵겠죠.
인터넷을 보던 도중, 당신은 '신에게 닿는 우체통'이라는 제목의 도시전설을 읽게 됩니다.
그 곳에 간절한 마음을 담아 신에게 보내는 편지를 쓰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전설.
당신은 펜을 들고 편지지에 적어내려갑니다.
[신님. 나의 소중한 사람을 돌려주세요.]
시나리오 기본 정보
- DEAREST님(@I_AD0RE_YOU)의 자작 TRPG 룰 연결된 이야기 1.5 버전( http://posty.pe/1xomxu ) 기준입니다.
- 담소자 1인 + 전달자 1인의 타이만 혹은 2인 시나리오
- 추천 기능 : 상호, 통찰
- 추천 관계 : 한 쪽이 다른 한 쪽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인간 학생(PC)과 인간인 누군가. 소중한 관계가 아니여도 괜찮습니다.
- 전투 없음, 어비스 확률 없음, 판정 구간 적음, 롤플 분량 많음.
- 예상 플레이 타임 : 롤플 분량에 따라 유동적.
- 뒷맛이 좀 씁쓸할 수 있지만, 어쨌든 전체적인 분위기는 가벼운 힐링 시나리오를 목표로 창작하였습니다.
주의사항
- 이 시나리오는 DEAREST님의 연결된 이야기 룰을 사용하여 만든 비공식 팬메이드 시나리오입니다.
- 연결된 이야기 룰의 저작권은 DEAREST님께 있습니다.
- 이 팬메이드 시나리오 내에서 창작자 이즈라크(IZRAK)가 직접 만들어낸 내용에 관한 저작권은 이즈라크에게 있습니다.
- 약칭은 <추모룡>으로 부탁드립니다.
- 룰 미열람 키퍼링과 현물이 오가는 키퍼링 커미션을 금지합니다.
- 이 시나리오의 엔딩의 개변을 불허합니다. 배경설정 개변의 경우는 해당 시나리오를 해치지 않을 정도의 개변을 허용하며, 이 부분을 개변해도 괜찮을지 애매해서 알 수 없을 경우 언제든 문의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트위터 @Izrak_Rakraize, 메일 narrrong9842@gmail.com)
- 시나리오의 2차 배포 및 복사를 금지합니다. 또한 공개적인 곳에서의 플레이 전체 로그 게시 및 시나리오의 스포일러를 금지합니다.
- 이 시나리오에는 죽음, 종족변이(TF), 살인 등의 민감할 수 있는 소재가 나옵니다. 이 부분이 취향에 맞지 않거나 힘드실 경우에는 시나리오 열람 및 플레이를 재고해보시거나 담소자의 재량으로 묘사를 순화시켜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롤플의 비중이 꽤 높은 시나리오입니다. 양쪽 모두 롤플레잉을 적극적으로 할 수록 재미있습니다.
- 1:1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작성된 시나리오입니다. 다인으로 플레이할 시에는 이에 맞게 개변해주세요.
- 전달자의 설정에 따라 완벽한 해피엔딩이 아니라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 아래로는 진상 및 내용이 이어집니다.
해당 시나리오를 담소자(GM)로 플레이할 예정이신 분만 내려주시길 바랍니다.
배경설정
PC의 친구, 혹은 선생님, 아니면 가족이나 소중한 사람, 이것도 아니라면 미운 정이 박혀 있던 TPC는 사고를 당해 죽었습니다. 사고는 사고인데, 그 사고는 정말 PC에게 있어서 받아들이기 힘든 사고였습니다.
PC가 다니고 있던 학교에는 오컬트에 심취해 있어 아무도 곁에 다가가고 싶지 않아하는 음침한 남학생이 있었습니다. 그 남학생은 언제나 멍하니 허공이나 바닥을 바라보고 있고, 다크서클이 잔뜩 껴 있어 학교에서는 언제나 혼자였습니다. 그 학생은 조금 기분나쁘게 웃거나 행동하곤 했지만 학생들이나 선생님들에게 별다른 피해는 주지 않아 조용히 피해다니고만 있던 그런 학생이었습니다. 남학생은 어느 날부터 "나는 얼마 안 가 죽게 돼... 죽고 싶지 않아.... 나는 운명을 바꿀 거야......"라는 이상한 말을 반복적으로 중얼거리기 시작합니다.
반 학생들은 그런 남학생을 기피하거나 웃음거리 취급하고 있었고, PC도 어쩐지 기분나빠 그 학생과는 말을 섞지 않고 있었습니다. 일은 어느 날, PC가 하교하던 길에 일어나게 됩니다. PC는 아무렇지 않게 평소처럼 학교가 끝나자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는데, 갑자기 구석진 곳에서 TPC의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들립니다. PC는 깜짝 놀라 그 곳으로 달려갔고, 그 곳에서 보이는 것은 쓰러져 피를 플리고 있는 TPC의 모습과 반에서 매일 보아왔던 오컬트에 심취한 그 남학생이 피 묻은 칼을 들고 키득거리는 모습이었습니다.
PC는 그 남학생을 도망치지 못하게 붙들고, 경찰과 구급차를 불렀습니다. 그 다음 물었습니다. 왜 이런 짓을 했냐고. 남학생은 음흉하게 킬킬거리며 "다른 사람을 죽임으로서... 내 죽음을 피해가는 거야. 난 살았어.... 살아남을 수 있어!"라는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립니다. 출동한 경찰은 남학생을 현행범으로 체포했고, 구급차에 의해 TPC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출혈과 외상이 너무 심해 그대로 숨을 거두고 맙니다.
TPC의 장례 이후 PC의 마음 속 깊은 곳은 너덜너덜해졌습니다. PC는 이런 상황에서도 자신의 일상을 모두 내려놓을 수 없었기 때문에 그 아슬아슬한 마음을 붙잡은 채 다른 사람들에게 아무렇지 않은 자신을 연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TPC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상처는 아물지 않고 있습니다. PC가 그렇게 살아가던 도중 일어나게 된 이야기입니다.
담소자 참고사항
- 시나리오 내의 TPC의 대사는 임의로서, TPC의 성격 및 말투에 맞게 개변해주세요.
- TPC는 챕터 1 끝부분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하나, 시나리오 내내 인간의 모습이 아닌 용의 모습(서양권 배경이면 드래곤도 OK)을 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말을 하는 방법을 알아내기 전까지는 용의 울음소리 혹은 행동으로만 롤플해주세요.
- TPC와 PC와의 관계는 현대에 존재할 만한 누군가와 학생의 관계라면 어떤 것도 상관 없습니다. 심지어 혐관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참여하는 전달자가 해당 관계에 충족하지 못할 경우(PC가 학생이 아닌 경우) 과거나 미래, 혹은 AU라는 설정으로 탁을 진행하셔도 됩니다.
챕터 1. 불러들이다
학교에서 돌아온 PC는 가방만 벗어둔 채 침대에 엎드렸습니다. 막 하교한 직후의 학생이 진이 빠져 침대에 눕거나 하는 일은 흔히 있는 일이지만, PC는 그런 것 따위는 아무래도 좋았습니다. 오늘은 TPC가 세상을 떠난 지 정확히 한 달이 되는 날이었으니까요.
TPC는 한달 전, 갑작스레 PC의 곁을 떠났습니다. 어떤 정신나간 남학생의 흉기에 의해서요. PC는 그걸 사고라고 부르고 있지만, 명백히 TPC는 살해당한 것이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슬픔과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낍니다. TPC는 어째서 그런 사고를 당했어야 했죠? TPC가 그 남학생에게 뭔가 잘못한 게 있었던 건가요? 그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그 남학생은 지금 학교를 안 나오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풀릴 화가 아니라는 것을 PC는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PC는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끼다가, 화를 가라앉히기 위해 조용히 스마트폰을 들었습니다. 그러고는 웹서핑을 시작합니다. 처음 검색한 어떤 것에서 또 어떤 것으로, 거기서 또 넘어가서 어떤 것으로. 인터넷이란 그런 것이었습니다. 넘어가고 넘어가다 보면 처음과는 멀어지게 됩니다. 그러던 도중, 도저히 지나칠 수 없는 블로그 글을 하나 발견하게 됩니다.
블로그 글의 제목은 [(※괴담주의)간절한 소원을 들어주는 신에게 닿는 우체통] 이었습니다. PC는 그 글을 눌러봅니다.
글에 처음 들어가자 보이는 것은 폐가의 우체통 사진이었습니다.
<통찰 판정>
성공 : PC는 보자마자 알아챕니다. 이것은 PC의 집 근처에 있는 폐가에 있는 우체통 사진이었습니다.
실패 : PC는 머리를 굴립니다. 이것과 비슷한 모양의 우체통을 지나가던 길에 본 것도 같습니다.
PC는 우체통 사진을 손가락으로 위로 올리며, 그 아래에 있는 괴담글의 내용을 읽어나가기 시작합니다.
우리 집 근처의 폐가 사진인데, 이 집에 살았던 사람이 죽으면서 뭔가 터무니없는 유언을 하고 죽었다는 것 같다.
자신의 집을 신과 연결해달라는 유언이었다고 했나? 일가족들도 당연히 이상해했다고 하고, 아무튼 살던 사람이 독실한 신앙자라는 건 잘 알 수 있는 사실인 듯. 진짜로 신이랑 연결되었는지는 근데 솔직히 확인할 길이 없잖아?
근데 내가 알아낸 것 같다.
이 폐가가 신이랑 연결되어 있다면 우체통도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친구랑 화해하게 해달라는 편지를 신님에게 보낸다는 느낌으로 쓴 다음 우체통에 넣어 봤었거든? 얼마 전에 엄청 싸운 친구 있었는데 10년지기 절친이라 꼭 화해하고 전처럼 돌아가고 싶었어. 그 때까지 솔직히 그 친구랑 관계가 나아지는 건 가망 없었걸랑.
나는 편지를 넣어 두고, 한 이틀 정도 기다렸어. 신이 있다면 그 친구의 마음을 돌려놓지 않을까? 하고.
그렇게 사흘째가 되는 날에는 거의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 친구가 강의 끝나고 같이 카페 가자고 톡을 보내오는 거다. 얘가 먼저 연락하는 일이 없기도 했고 미안한 게 많아서 당연히 오케이했지.
그 카페에서 친구는 나에게 고개를 숙이면서 사과를 하더라. 지금까지 오해해서 미안했고, 용서해 달라고.
갑자기 친구의 태도가 변해서 조금 당황하긴 했지만 일단 사과를 받아줬어. 나도 많이 미안했으니까. 그렇게 관계가 좋아지고 나서 생각해보니까 그 편지가 생각나는 거다. 진짜로 신님이 내 편지를 읽기라도 한 걸까?
:: 댓글(6)
에이치나 : 친구가 그 편지를 읽었을 가능성은 생각 안하냐? ㅋㅋㅋㅋㅋ
ㄴ 블로그 주인 : 아냐. 그 친구 나랑 완전 반대방향에 살아. 우리동네 시내도 아니라서 일부러 올 이유가 없음. 일부러 온다고 해도 ㅋㅋㅋ 상식적으로 폐가 우체통에 끼워져 있는 편지를 굳이 꺼내서 읽을 신경은 없을듯.
사란씨 : 이거 진짜면 대박이다. 신님이 님의 착한 마음씨를 진작에 알아본듯 😮
ㄴ 블로그 주인 : 저도 진짜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이 편지에 응답한 신이 누군지 알아내면 그 신을 믿는 신자라도 되고 싶은 기분이에요. 영원히 관계회복 불가능일 줄 알았어요 ㅠㅠㅠ
gmrduafyd : 소원의 범위는 어디까지일까요? 🤔
ㄴ 블로그 주인 : 저도 굳이 신을 괴롭히고 싶은 생각은 없어서 저거 말고 다른 걸로는 아직 시험 안 해봤습니다. 근데 신에게 비는 것이니까 간절함이 중요할 것 같아요. 이건 개인적인 생각이니 너무 믿으면 골룸! ㅋㅋ
괴담글과 그 댓글을 다 읽은 PC는 문득 생각이 스쳐 지나갑니다. 사진에 있는 폐가의 우체통, 어쩐지 집 근처에서 봤던 것 같은데, 그 우체통에 소원을 적은 편지를 적어서 넣으면 신이 그걸 들어줄까요? PC는 생각합니다. 그럼 TPC를 돌려달라는 소원을 적어서 넣어 보자고요.
PC는 자신의 간절함은 이미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이 감정이라면, 신을 통해 기적을 행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PC에게 신에게 보내는 편지를 쓰도록 유도해주세요. 간절함이 잘 드러나도록 쓰는 편이 좋다고 암시를 주는 것도 좋습니다.)
이 정도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PC는 편지를 차곡차곡 편지 모양으로 접어 두었습니다. PC는 그 편지를 들고 집 밖으로 나섭니다. 그리고 곧바로 향하는 곳은, 기억해두고 있던 사진상의 우체통의 위치. 우체통을 발견한 PC는 절로 안도의 표정이 지어집니다. PC의 심장이 쿵쾅거리며 뛰기 시작합니다. 이제 이 편지를 넣으면 신에게 닿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요.
PC는 편지를 우체통에 끼워넣습니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몸을 틀어 왔던 방향으로 되돌아갑니다.
그렇게, 일주일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개교기념일이라 집에서 늦잠을 자며 쉬고 있던 PC는, 창문 너머로 들어오는 햇살이 뺨을 간질이는데도 여전히 눈을 감고 깨지 않고 있습니다. 간만의 휴일이니 아침잠을 만끽하고 싶었으니까요. 이불을 꼭 끌어안은 채, 그대로 뒹굴거리고 있습니다.
하아...... 후욱...... 하아...... 후욱.......
그러던 중, PC의 귓가에 거슬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숨소리, 들이마시고 내쉬는 듯한 잠든 누군가의 숨소리인데, 마치 귀에다 직접 대고 내는 것처럼 그 소리가 예사롭지 않게 커다랗습니다. 옆에서 누군가를 재운 기억은 없잖아요?
PC는 거슬림을 참지 못하고 결국 눈을 뜹니다. 그 앞에는, 믿지 못할 것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마치 거대한 뱀을 닮았지만 이만큼이나 거대한 뱀은 본 적이 없을 정도로 방 바닥을 다 메울 정도의 커다랗고 두꺼운 몸을 가지고 있었으며, 등에는 (TPC의 인간 모습 포인트컬러)의 털갈기가 돋아 있습니다. 주둥이는 길고 이빨은 뾰족했으며, 그 비늘은 (TPC의 인간 모습 머리 색)빛으로 신비롭게 아롱거립니다. 머리에는 사슴 뿔을 닮은 커다란 뿔이 2개 돋아 있습니다. 꼬리의 끝에는 등의 것과 같은 색의 털갈기가 마치 청소용 먼지떨이같은 모양새로 돋아 있습니다. (잠들어 있는 TPC입니다. 드래곤으로 개변할 경우 묘사를 바꿔주세요.)
그것은, 용입니다. PC가 들었던 숨소리는 잠들어 있는 이 용이 내고 있던 숨소리였던 겁니다.
챕터 2. 기억을 삼킨 용
(PC가 용을 살펴본다고 하면, 해당 내용을 출력해주세요.)
용은 두 눈을 감고 깊게 잠들어 있어 깨어날 기색을 보이지 않습니다. 두 앞발을 가지런히 주둥이 양옆에 모은 채로, 얼핏 난폭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만한 외모와 다르게 얌전히 잠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얌전한 건 둘째치고 지금 PC의 방 바닥을 다 점령하고 있잖아요.
용을 이리저리 살펴보던 도중, PC의 발끝에 무언가가 스치는 게 느껴집니다. 고개를 숙여 무엇인지 확인해 보니, (TPC가 지니고 있었거나 착용하고 있던 악세사리 등, TPC를 떠올릴 만한 물건이면 뭐든 좋습니다.)입니다. 이건 분명 TPC의 입관식 때 같이 넣어줬던 물건입니다. 이게 왜 여기 있는 거죠? 그렇게 생각한 순간, PC는 그 근처에 있는 빳빳한 종이로 된 쪽지를 발견합니다.
간절한 소원을 내게 빌었던 너에게.
잃어버린 인간의 몸으로 되돌려줄 수는 없었기 때문에, 이런 모습으로 보낸 것을 미안하게 생각한단다.
비록 이런 모습이여도, 너의 친구는 죽기 전까지 겪었던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을 거고 신체가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인간의 말을 할 수 있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릴지도 모른단다. 그 때까지 잘 가르치길 바란다.
너의 슬픔섞인 그 소원이 나로 인해 이루어졌기를 바라며.
PC는 낯선 글씨체로 쓰인 그 쪽지를 읽고 나서, 복잡한 기분이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이 쪽지는 지금 내 방에 나타난 이 거대한 용이 TPC라는 말을 하고 있는 거잖아요. 이상한 마음이 들지 않을 리가 없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까 이 용의 비늘. TPC의 머리카락 색을 닮지 않았나요? 정말 그대로 빼온 것처럼 닮은 색을 하고 있다는 걸 PC는 알아차립니다.
일단 용을 한 번 깨워보기로 합니다. 진짜로 이 용이 당신이 아는 그 사람이 맞다면, 그 용은 난폭하게 굴지 않을 것입니다.
(PC가 용을 깨운다고 선언하면, 다음을 진행해주세요.)
"......?"
PC가 용을 깨우자, 거대한 용의 눈이 천천히 떠집니다. 그 눈에 서려있는 색은 TPC의 눈과 같은 (TPC의 눈 색)을 하고 있습니다. 용은 눈을 몇 번 깜박이더니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합니다. 그 자신도 여기에 있다는 사실이 놀라운지 어쩐지 표정이 어리둥절해 보입니다.
(PC가 용에게 말을 걸거나 하며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보겠냐던가, 정말 너가 맞냐던가 하는 질문을 하기 시작하면 TPC는 용의 울음소리와 행동지문으로 그 대화에 대답해주세요. PC가 TPC임을 실감하고 끌어안고 울거나 해도 상관없습니다. 감동적인 재회장면도, 아니면 다른 어떤 것이 연출되어도 OK입니다. 하지만 TPC는 아직 자신이 용이 되었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습니다. 단지 시야가 좀 평소와는 느낌이 다르다는 것만 어렴풋이 자각하고 있을 뿐입니다.)
용의 울음소리를 웅얼거리며 PC와의 재회를 만끽하고 있던 TPC는, 갑자기 뭔가 떠올랐는지 두 눈이 동그래집니다. 그러다 갑자기 자신의 앞발을 눈 앞에 들어 보이고, 뒷발도 들어 보이고, 저 길다란 곳에 있는 꼬리까지 잡아서 자신 앞에 가져다 놓고는 자신의 얼굴을 더듬거리기 시작합니다. 표정은 큰 충격을 받았는지 일그러집니다.
"크르릉...!! 그르르르르......!?"
TPC는 당황한 비명을 지르고 있는 것인지, 아까까지 냈던 울음소리보다 훨씬 커다란 울음소리를 내뱉기 시작합니다. 이대로 용의 비명을 내뱉는 TPC를 그대로 내버려둔다면 큰 소리를 듣고 사람들이 몰려올지도 모릅니다. 어떻게 할까요?
(PC가 어떻게든 행동지문과 대사로 TPC를 진정시키면 다음으로 넘어가주세요. TPC는 원래 인간이었기 때문에 자신의 몸이 용으로 변했다는 사실에 크게 충격받고 흥분해 정신을 차리기가 힘든 상황이라는 것만 염두하고 롤플해주시면 됩니다.)
PC에 의해 TPC는 어떻게든 진정된 모양입니다. 하긴, 생각해보면 TPC의 입장에서는 갑자기 용으로 변한 것일 테니까 당황할 수밖에 없기야 하겠지만은...... 그런 몸으로 난동을 부렸다가는 방이 엉망이 될 뿐더러 굉장히 곤란한 상황이 일어나고 말 거에요.
(PC의 방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자유롭게 롤플을 즐겨주세요. TPC의 행동에서 자신의 몸에 적응하지 못하고 대실수를 하거나 간질간질하고 불편해하는 묘사가 추가되면 탁이 재미있습니다. 드래곤으로 개변했을 경우 실수로 불을 뿜거나 해도 괜찮은데, 그로 인한 주변 피해가 너무 크지 않도록 GM 재량으로 조절해주세요. PC가 몸을 만져보거나 할 경우에 귀가 아래로 내려간다던가 눈을 지그시 감고 머리를 들이민다던가 하는 동물같은 반응을 보여도 재밌습니다. 물론 그 뒤에는 TPC의 왜 이러지 하는 당황함까지 붙여주면 좋죠.)
그러던 중, PC는 문득 생각합니다. 슬슬 말하는 걸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물론 TPC가 이런 모습으로라도 다시 돌아온 건 기쁘지만, 말을 하지 못한다면 자신과 대화도 할 수 없을 것이고 사람들이 놀랄 때 해명할 기회도 없을 테니까요. PC는 용으로 변해버린 TPC에게 다시 사람의 말을 할 수 있도록 가르쳐보기로 합니다.
(PC가 TPC에게 말을 가르치는 상황을 자유롭게 롤플하도록 해주세요. 대충 8번 정도 반복하다 보면 똑같이 따라할 수 있게 되는데, 지능이 높은 용의 신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배우는 속도는 제법 빨라서 몇 번 배우면 바로 응용하게 됩니다. 조금 더듬거리긴 하지만요. TPC가 용의 몸으로 인간의 말을 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묘사를 추가하면 좋습니다. 아무래도 쓰던 몸이 아니니까요.)
"고... 마워."
용이 당신에게 자신의 입으로, 목소리로 고맙다는 말을 내뱉습니다. 그 목소리는 자신이 기억하던 TPC의 목소리와는 많이 달라져 있지만, 아무래도 몸이 바뀌며 성대까지 같이 바뀌어버린 영향이겠죠. PC는 조금 슬프면서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그 때, PC의 방 문이 갑자기 열립니다. 들어온 것은... 세상에, PC의 어머니입니다. (PC의 가족관계상 어머니가 안 계실 경우, 다른 집에 있을 만한 사람으로 교체해도 괜찮습니다. TPC를 알고 있는 사람이여야 합니다.)
"이제 일어났... 뭐야. 뭐니...!? 지금 방에 있는 이건 대체 뭐니??"
어머니는 마치 PC가 TPC를 처음 마주했을 때처럼 소스라치게 놀랍니다. PC는 어떻게든 이걸 설명해야 하는데... 잘 설명할 수 있을까요?
(PC의 수습하는 롤플과 함께, <상호 판정>을 진행한다고 하면 다음 판정을 진행해주세요.)
<상호 판정>
성공 :
"그러니까... 이 용이 너에게 돌아온 TPC란 말이지? 세상에, 별 일이 다 있구나."
어머니는 아직도 조금 흥분한 것 같지만, 어떻게든 이 상황을 납득하고 받아들인 것 같습니다.
실패 :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니? 너 괜찮니?"
어머니는 당신이 TPC의 죽음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인지, 아무래도 PC가 큰 충격을 받아서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물론 용의 존재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고요. 아무래도 다시 설명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상호 판정>은 성공할 때까지 롤플과 판정을 계속 진행해주세요. 전달자가 판정에 성공하면 다음으로 진행해주세요.)
"그런데 얘야. 이제부터 그... TPC는 어떻게 할 거니?"
어머니는 당신에게 묻습니다. 그렇네요. 생각해 보니, 이런 상태의 TPC를 그대로 바깥에 내보낸다면 곧바로 뉴스거리가 될 것이 분명합니다. 어머니는 그걸 생각한 것이겠죠. 어머니는 바닥에 엎드려 있는 커다란 TPC를 주저앉은 채 내려다보고는, PC를 보고 말합니다.
"어떻게 할 지 정리되기 전까지는 여기서 내보내지 않는 편이 좋겠구나. 잘 생각해서, 너무 큰 이슈가 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엄마는 일단 약속이 있어서 나가 볼게."
어머니는 그렇게 말하고 방 문을 닫고 나갑니다. 설마 당신의 어머니가 이 이야기를 바깥에서 떠벌리고 다니지 않을 것이란 건 확신하지만, 말씀하신 대로 앞으로 어떻게 할 지 정할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TPC는 PC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기다리고 있는 듯합니다.
(PC와 앞으로 어떻게 할 지에 대해 현실의 현실적인 판단으로 생각하며 롤플로 이야기를 나눠주세요. 이 상황 자체의 롤플을 즐기는 것을 목적으로 한 시나리오이기 때문에, 이 롤플로 정한 상황이 엔딩에 영향을 주진 않습니다. 단지 TPC는 주민등록상으로 완전히 죽은 사람이라 생전의 신변에는 문제가 없고, 조금 전에 익힌 말로 인해 자신이 아는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 뿐일 겁니다. 해당 사항을 염두해가며 궁리해주세요. 그리고 TPC는 절대 PC를 떠나거나 혼자가 되고 싶지 않아합니다. 롤플이 마무리되면 엔딩으로 진행해주세요.)
ENDING. 관계의 형태
PC와 TPC는 앞으로 어떻게 할 지 정하였습니다. TPC는 용의 모습으로 이 세상을 PC와 함께 자유로이 누비겠지만, 그렇다고 이미 죽은 TPC의 모든 신변이 돌아오는 것은 아닙니다. TPC는 마치 그 기억을 담고 있는 커다란 병 같은 존재로서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TPC는 인간으로서 자유로워졌고, PC는 그런 TPC를 보살피기로 했습니다. 용의 삶이 어떤 것이 필요할지는 아직도 알 수 없었지만, PC는 그걸로 됐습니다. 어떤 모습이더라도 TPC는 당신의 곁에 있을 테니까요. 그게 절대적인 권능을 지닌 것으로 여겨지는 용의 모습일지라도, TPC는 TPC입니다. 당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변하지 않습니다. 그거면 된 겁니다.
용과 함께하는, 아니. TPC와 다시 함께하는 일상이 PC의 앞에 펼쳐지기 시작할 것입니다.
엔딩 보상 : 경험치+1, TPC와 PC와의 호감도+1
후기
안녕하세요! 벌써 네 번째 시나리오로 찾아뵙게 된 이즈라크입니다. 어쩌다 보니 이게 2020년 첫 시나리오가 되어버렸네요. 전에 썼던 시나리오인 <마가줄> 후기에서 가벼운 시나리오로 찾아뵙고 싶다고 언급한 적이 있었는데 이걸 이렇게 이루네요. 사실 이거 몇 시간만에 마감한 시나리오입니다. 왜냐하면... 이건 이미 플롯이 다 짜여있는 시나리오였거든요! 최애컾 인간인외 AU 썰을 풀다가 사실상 설정이랑 성격만 빌려온 오리지날 스토리가 되어버리는 바람에 그걸 따와서 시나리오화한 게 이 <추모룡>입니다. 모쪼록 TF적인 모먼트를 즐길 수 있는 분들에게 힐링 롤플 시나리오가 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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